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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Jiyoun Kim

'본질'에 집중하는 산업 디자이너

예술과 과학이 공존하는 산업 디자인의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으며, KT&G Lil, 도깨비 스툴을 비롯한 여러 제품들에 대한 디자인 컨셉 기획, 제품 디자인, 양산 등의 업무를 맡아오며 산업 디자인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산업 디자이너 ‘김지윤' 을 만났습니다. 그는 어떤 디자인 원칙을 지니고, Jiyoun Kim Studio™를 운영하고 있는지와 전시 작품, 클라이언트에 따른 디자인 방향과 작품에 영향을 주는 ‘영감'에 대해 자세히 물었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비롯해 가구, 오브젝트, 공간, 브랜딩, 어플리케이션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지윤 디자이너를 아래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세요.

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지윤: 안녕하세요, 산업디자이너 김지윤입니다. Jiyoun Kim Studio를 통해 다양한 기업 및 기관들과 산업디자인, 아트오브제, 가구,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산업디자인에 입문한 계기부터, 현재까지 본인의 진화된 과정을 자세히 알려주세요.

김지윤: 대학시절 스카이디자이너스 커뮤니티라는 기업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후 자연스럽게 그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죠. 저는 팬택계열 해외디자인팀에서 배속되었는데, 북미향 사업자에 공급되는 휴대폰 디자인을 담당 했습니다.


5년 정도 근무하며 경력에 비해 많은 양산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어느정도 운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은 결국 더 큰 베네핏을 위한 일종의 비즈니스 툴입니다. 쉽게 말해 매출을 올려주거나, 브랜드에 공헌을 하는 등의 명확한 비즈니스적인 목표가 있다는 이야기이죠. 저는 학생 때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항상 멋진 디자인을 해내기만 하면 이와 같은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디자인 외에도 브랜드, 영업, 유통, 생산 등 수 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팬택에서는 담당디자이너가 최초 컨셉부터 실제 양산 follow- up까지 모두 담당 했는데, 제 자식과도 같은 여러 결과물이 시장에 나오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디자인 외에 다른 공부도 해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그 후에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으로 경영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야간 수업 특성상 다양한 현업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 실제로 기업을 경영하고 계신 분들이 많았는데, 항상 디자이너들과 어울리던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클라이언트의 소개로 LG그룹HSAd의 이현종 대표님과 만나게 되었고, LG그룹의 새로운 브랜드, 제품 기획 컨설팅 조직인 OTR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산업디자이너는 그 특성상 제조업과 친할 수 밖에 없는데요, 광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 하는 경험은 프리젠테이션 하는 방식이나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방식 등 기존 제조업 기반에서는 경험 해 보기 힘든 것들이었고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OTR에서 근무하는 동안 LG 그룹의 여러 브랜드 전략, 제품 기획 및 디자인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회사를 다니는 동안 스튜디오는 별도로 운영하며 갤러리나 기관, 기업들과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퇴근 후 다시 스튜디오로 출근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써 놓고 보니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생활이었습니다. 현재는 10년간의 회사 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고 Jiyoun Kim Studio만을 운영하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프로젝트나 작업을 할 때 피상적으로 보여지는 스타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결과물의 본질적인 존재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Q: 본인만의 작업 스타일은 무엇이며, 지금의 작업 스타일을 가지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김지윤: 작업스타일이라고 하면 좀 어렵네요. 저는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5년간 광고회사에서 브랜드전략 컨설턴시로 일하는 등 어떻게 보면 산업디자이너로서는 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나 작업을 할 때 피상적으로 보여지는 스타일을 고민하기 보다는 결과물의 본질적인 존재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존재의미라는 것은 산업적인 효용이나 기술 자체의 혁신과 같은 객관적인 것들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제가 집중하는 것은 대상이 담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대상의 존재의미를 찾는 것이죠. 이야기가 비즈니스와 만나면 고유의 브랜드 스토리가 되거나 독특한 인사이트가 되는 식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비즈니스적인 목표와 연결되어 보다 강력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어떤 대상의 형상이 세모냐 네모냐 혹은 동그라미냐 같은 디자인적 의사결정 문제들의 답은 결국 그 프로젝트나 브랜드가 담으려고 하는 이야기에서 찾아야 합니다.

Q: 수상 경력이 많습니다. 본인의 수상 경력 중 가장 의미 있는 수상은 무엇이며, 이유는요?

김지윤: 가장 최근 수상한 iF Product award 2018 입니다. 현재 벤처스랩과 김지윤스튜디오가 합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생활제품 브랜드 Usetool Company(유즈툴컴퍼니)의 첫 제품인 Usetool Toothbrush가 수상의 주인공이 되어 의미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김지윤스튜디오는 유즈툴컴퍼니의 브랜드, 제품, 패키지 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까지 모든 영역에서의 디렉팅을 맡았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유즈툴컴퍼니의 브랜드와 향후 제품을 맡을 예정입니다. 이런 형태는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의 방법론으로써, 단순한 하나의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가 아닌, 통합적 관점에서 사업목적, 브랜드철학, 제품 및 패키지 디자인, 그 외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들까지 모든 영역에서 프로젝트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김지윤
Q: 한강 ‘도깨비 스툴’ 이 유명합니다. 스툴 디자인 솔루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김지윤: 한강예술공원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의미를 갖는 작업이었습니다. 여러 번의 경쟁을 거쳐 디자이너가 아닌, 작가로서 선발되었다는 것도 특별했지만 무엇보다 여의도 한강공원이라는 퍼블릭스페이스에 영구적으로 작품이 설치된다는 점이 가장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지윤
Q: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그 이유도 함께 설명해주세요.

김지윤: 모든 프로젝트들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처음 양산했던 휴대폰 프로젝트가 될 것 같아요. 학교를 졸업하고 팬택에 막 입사했을 때였는데, 제가 했던 남미, 유럽향 휴대폰 디자인 안이 채택되고 양산이 결정되었습니다. 지금도 물론 제가 디자인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될 때 짜릿하지만, 그때는 훨씬 더 대단했어요. 너무 기뻤죠. 처음 양산 follow-up을 진행 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지만, 요즘에는 수상 보다 프로젝트 결과물의 성과여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Q: 레드닷, iF를 포함한 여러 국내외 권위 있는 디자인 어워드에서 꾸준히 수상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로 수상하였나요? 수상작 소개 부탁 드립니다.

김지윤: 모든 디자인 전공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창시절에는 해외 컨셉디자인 어워드나 국내 기업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지만, 요즘에는 수상 보다 프로젝트 결과물의 시장 성과여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가장 최근에는 위에서 언급한 Usetool Company의 Usetool Toothbrush가 iF Product Award 2018을 수상하였습니다.

Q: 가구, 오브젝트, 공간, 브랜딩, 어플리케이션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하고 왕성한 디자인 활동 중입니다. 앞으로 어떤 분야까지 확장 계획이 있으신가요?

김지윤: 단순히 분야를 늘려가는 것 보다는 프로젝트에 깊게 관여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둡니다.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다양한 산업과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제품이건 공간이건 어플리케이션이건 모두 브랜드가치를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히 주어진 과제에만 집중해서는 큰 그림을 볼 수 없어요."
Q: 본인이 추구하는 디자인 솔루션은 무엇인가요?

김지윤: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브랜드나 사업목적 같은 통합적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단순히 주어진 과제에만 집중해서는 큰 그림을 볼 수 없고 그렇게 되면 진짜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문제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제가 이야기하고 있는 Communication based design 역시 같은 맥락의 이야기입니다. ‘커뮤니케이션하고자 하는 고객이 어떻게 이것을 보았으면 좋겠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브랜드나 사업목표 등의 거시적인 고민들이 동반될 수 밖에 없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단기적인 디자인 과제 보다 더 큰 브랜드의 정체성과 같은 본질적인 이야기로 수렴되게 됩니다. 사업목적, 브랜드철학, 서비스나 제품등의 최종 결과물까지. 모든 요소들을 통합된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파급력 있는 아웃풋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입니다.

Q: 좋아하는 책이 있나요? 디자이너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어떤 책을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김지윤: 특별히 좋아하는 책을 한권만 고르기가 좀 어렵네요. 저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빼면 딱히 책을 가리진 않습니다. 색다르고 재미있는 관점에서 쓰여진 것들은 모두 좋아하는 편입니다. 지식과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굳이 책과 같은 텍스트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눈과 귀와 손의 감각을 최대한 열어 두고 다양한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경험하고 공부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Q: 디자인 외 취미가 무엇인가요?

김지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이나 독서, 기타를 연주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의 취미는 저 역시 갖고 있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가장 즐겁게 하는 취미는 제가 하고 있는 일 자체인 것 같아요. 지금은 스튜디오와 프로젝트들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는 창의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 많은 경쟁자 중에서 본인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지윤: 저 역시 디자이너로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탐구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디자이너들이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가 다른 경쟁자와 차별화 될 수 있는 부분은 앞서 이야기 한대로, 제품디자인 뿐 아니라 광고회사 등의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조금 다른 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일하고 있는 산업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트웍을 전개해나가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하나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김지윤
“일상에 모든 것에 영감을 받습니다. 영감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공하고 스케치할 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평소, 어떤 것에 영감을 얻으시나요?

김지윤: 출근길에 지나다니는 골목의 쓰레기통, 보도블럭 위에 기울어진 볼라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사무실 창문 그림자 등 제가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들을 통해 무언가를 얻습니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가 매일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그 경험이 갖는 의미는 사람들마다 다르죠. 같은 공간에서 같은 대상을 봐도 이처럼 관심사나 상황에 따라 경험의 잔상들은 각자 달라집니다. 좋은 디자이너는 이러한 일상적인 경험 속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특별한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발견은 말 그대로 ‘날것’입니다. 저는 경험하는 것 자체보다, 그 경험을 ‘영감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가공하고 정리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가공에는 어느정도 훈련이 필요하며, 산업디자인에서는 이것을 스케치라고 부릅니다. 스케치는 디자이너의 축적된 경험의 잔해 속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구체화하여 ‘영감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가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가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Q: 디자이너로서의 발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김지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저는 언제나 브랜드관점에서 프로젝트를 바라보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컨설턴시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하지만 단지 산업적 솔루션만을 내는데 그친다면 디자이너라고 할 수 없겠죠.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을 프로젝트에 녹여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저의 디자인 자체가 브랜드화 되어 제가 진행 하는 프로젝트에서 좋은 영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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