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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jdz 정재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이 보는 사진에는 다 이유가 있나 봅니다. 사진에서 주는 ‘끌림’ 때문이 아닐까요?
사진과 글이 넘쳐나는 인스타그램 속에서 유난히 ‘좋아요’ 누르고 싶은 사진이 있습니다.
jdz 포토그래퍼 사진을 보면, 어떤 단어로 형용할 순 없습니다.
자연스럽고, 불완전하지만 완벽해보입니다. 그것이 그 자체로 좋아보입니다.



고가의 DSLR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꼭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되고, 흔들려도 괜찮다는 포토그래퍼가 있습니다. 룰에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jdz 포토그래퍼는 우리나라에 내놓아라하는 다수 메이져 패션 매거진들의 커버 및 화보를 촬영하고, 유명한 가수들의 앨범 재킷도 촬영합니다. 본인만의 확고한 색깔과 철학을 가진 포토그래퍼 jdz를 만나고 왔습니다.
사진은 이렇게 찍어야 하고, 저렇게 찍어야하고. 그런 건 없었습니다.
그가 전하는 뻔하지 않은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jdz : 안녕하세요. 포토그래퍼 정재환입니다.

Q. jdz 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jdz가 무슨 뜻인가요?

jdz : 정말 아무 뜻 없어요. 어릴 때 ID를 만드는데 보통 생일 숫자를 넣잖아요. 저는 그게 싫었어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정했던 ID가 jdeez 였는데, 지금은 줄여서 jdz로 불리고 있어요.

“원래는 미술을 전공했었어요.
사진을 갖고 놀다가 자연스럽게 일이 되었죠”
Q. 포토그래퍼가 된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jdz : 고3때 였어요. 처음으로 디카를 구매했고,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곤 했어요. 찍고, 찍히고. 그 과정이 저에게 자연스럽게 흥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사진을 전공한 건 아니예요. 저는 원래 미술을 전공했었고, 미대를 준비했었죠. 그런데, 미대에 떨어졌어요. 그 후 저는 영상과에 진학하게 됐고, 사진과 영상 두 가지를 함께 배울 수 있었죠. 사진과 영상을 배우다보니 제가 더 재밌어하는 것이 명확해지더라고요. 긴 호흡의 영화나 영상보다는 호흡이 짧은 사진이 더 좋았어요. 그렇게,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같은 건물 연기과 친구들과 수업도 같이 듣고, 그 친구들의 프로필도 찍어주기도 하고 말이죠.
한 날은 조명을 빌려 컨셉 사진을 촬영하기도 하고, 공장에 가서 찍기도 했어요. 사진을 가지고 많이 놀았던 덕분에(?) 졸업 쯤엔 작업실이 갖고 싶어지더라고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해서 작은 작업실을 하나 만들었어요. 그 땐 사진만 하진 않았고, 앨범 디자인, 모션 그래픽, 영상 제작, 홈페이지 제작 심지어는 물건도 떼어 판매까지 했었죠. 제가 할 수 있었던 모든 것들을 멘땅에 헤딩하듯 작업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제가 사진만 하고 있더라고요. 취미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11년차 포토그래퍼가 되어있네요.

Q. 여태껏 많은 작업을 했습니다. 어떤 작업을 주로 하시나요?

jdz : 패션 화보도 하고, 셀럽 화보도 하고 앨범 재킷 사진도 촬영합니다. 그 중 비중으로 따지자면, 패션화보가 제일 많고요. 지금은 영상 제작도 하고 있어요.

“틀에 박힌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만의 색깔을 담고 싶었거든요”
Q. 사진을 보면, 작가님만의 색깔이 확실한 것 같아요. 본인의 작업은 어떤 컬러인가요?

jdz : 틀에 박힌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원래 커머셜한 작업을 되게 꺼려했죠. 제가 생각한 커머셜은 한정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표현해야만하는 한 색깔만 있다던가,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그대로를 표현해내야한다던가 말이죠. 저는 항상 틀에 박힌 사고에 질문을 던졌던 것 같아요. ‘충분히 다양해도 되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될텐데 왜?’ 라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시장이 다양해질 때까지 기다렸던 것 같아요. 커머셜한 작업이라도 저만의 색깔을 담고 싶었거든요.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니 요즘은 많이 유연해져서 다양한 느낌으로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하더라고요. 이것 저것 시도도 많이 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에는 커머셜 광고에서도 자연스러운 느낌과 저만의 컬러를 담은 작업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그렇군요. 기다리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jdz :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광고에서도 다양한 느낌을 볼 수 있겠지 생각했어요. 몸에서 거부하는 작업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내 컬러를 파고 있으면 내가 필요할 때 찾겠지 라는 생각으로 제 작업에만 열중했던 것 같아요.

Q. 작가님만의 사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어떤 주제와 대상을 주로 찍나요?

jdz : 안어울릴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것이라고 해야할까요? 사람에게는 한가지의 색이 아닌 다양한 색깔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어떠한 일관된 이미지가 있는 배우나 사람을 찍으면 상상했던 그대로만 나올 것 같잖아요? 그런데 아니예요. 저는 작업 할 때 최대한 편하게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요.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공간에서는 그 사람에게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느낌을 마주할 수 있거든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깨고 싶다고 생각하고 찍다 보면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무드가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그런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에 ‘어떻게 해야한다’ 라는 답은 없어요.”
Q. 사진에 대한 확실한 철학이 있으신 것 같아요. 사람과 사물, 어떤 촬영이 더 재밌으세요?

jdz : 사진에 ‘어떻게 해야한다’ 라는 답은 없어요. 그래서 사람을 촬영할 때에는 내버려두는 편이예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 어떤 무드인지는 간단히 보여주는데 하나 하나 디렉팅하면서 컨트롤하진 않아요. 최대한 모델의 아이디어를 많이 녹이려고 하죠. 저는 사물보다는 사람 촬영을 더 재밌어해요. 어떤 작업물이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으니깐요. 그러나, 사물도 매력이 없는 건 아니예요. 사물한테는 어떻게 해달라고 이야기할 수 없으니 그 본질이 담기는 것 같아요. 욕심을 덜 부리게 되니 질리지 않고 나중에 보면 참 좋은 사진이 많이 발견되더라고요.

Q. 어떤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아있나요? 그 이유는요?

jdz : 음. 기억에 남는다기보다는 제 커리어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줬던 작업들은 크게 2가지가 생각이 나요. GQ 매거진 화보 촬영과 스펙트럼 매거진 촬영이요. GQ 매거진 촬영 때는 국내 곳곳에 촬영하러 다녔어요. 일주일에 강원도 양양 바닷가도 3번씩 가고, 이름 모를 산도 많이 갔었어요. 다양한 곳에 촬영하러 다니며 우리나라에도 참 좋은 곳이 많구나라는 걸 경험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소규모 스탭으로 한 차에 움직이면서 촬영했던 터라 고생도 많이 했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제 공간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제 바운더리를 벗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요. 동네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어디 다니는 걸 싫어했죠. 그런데, GQ 덕분에 지속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촬영하다보니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또한, 스펙트럼 매거진 인터뷰 촬영할 때에도 많이 배웠어요. 한창 인스타그램이 유행이 되기 시작했을 때 였는데, 저는 당시 인스타그램도 안했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 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TV도 안보고,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면 ‘왜 남한테 관심이 있지?’ 라는 생각도 했었죠. 남이 어떻게 사는지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매거진이 1권, 2권, 3권 이상 쌓이면서 귀기울여 듣지 않았던 인터뷰도 같이 듣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저랑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더라고요. 서울에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아둥바둥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했죠. 그 자체가 동기부여가 많이 됐어요. 우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잘나아가고 있구나. 우리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시대가 바뀌겠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소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영감을 받았던 것 같아요. 좋은게 좋은거고, 답은 없는거구나 라고 말이예요.

Q. 작품 활동 중에 다신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 있었나요?

jdz :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건 없어요. 저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영업을 하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하기 싫은 작업은 자연스럽게 들어오지 않아서 안하게 되더라고요. 컨셉을 받고, 몸에서 거부 반응이 오는 작업은 하지 않아요.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고, 재밌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저의 사진은 자연스러운 것, 무드, 불완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사진 작업들을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jdz : 보시면 아시겠지만, 날 것을 좋아하고, 불완전한 것을 좋아합니다. 완벽한 것에 대한 감흥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필름이 훨씬 재미있어요. 디지털은 어쩔 수 없이 촬영 중간 중간에 잘나왔는지 보면서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아요. 핸디캡이 있는게 훨씬 좋아요. 흔들리는 것도, 좋은 결과물이 될 수 있거든요. 촬영하다보면 여러 사람의 의견이 있어요. 포토그래퍼,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등 전부 신경을 쓰고 피드백을 받다보면 한도 끝도 없어요. 결국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고 모인건데, 다듬고 다듬다 보면 매력 없는 결과물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작업할 때 모니터를 안둬요. 중간 중간 보지 않고, 그 과정에 충실합니다.

ⓒjdz
ⓒjdz
ⓒjdz
ⓒjdz
ⓒjdz
Q. 당신의 사진에 어울릴만한 사운드 트랙을 골라본다면요?

jdz : 매번 다른데, 오늘은 Cosmic Freeway - I’M NOT READY.

Q. 작업하실 때 가장 중요한 3가지가 있다면요?

jdz : 자연스러운 것, 무드, 불완전한 것. 결국 일맥상통해요. 전체적인 촬영 분위기가 사진에서 묻어 나와요. 과정이랑 결과물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작업에는 “너무 고생했는데, 결과물은 좋으니까"라는 건 없어요. 과정이 좋아야 결과물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사진은 양도 중요하고, 질도 중요합니다. 본인만의 촬영 노하우가 있다면요?

jdz : 애쓰지 않아요. 힘을 빼죠. 흔들리거나 번진 사진도 좋아합니다. 현장에 있으면 사진은 꼭 초점을 꼭 맞춰야한다고 생각하고, 선명해야한다고 생각하죠. 전 그렇게 룰에 맞춰서 작업하지 않고요. 또, 촬영 노하우가 있다면 현장에 노래가 없으면 안돼요. 그 날의 플레이리스트가 정말 중요해요. 컨셉에 맞는 음악을 틀어놓고 촬영을 합니다.

Q. 사진이라는 것이 참 많은 걸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그만큼 표현하기 어렵죠.

jdz : 사진이라는게 어려운것이 아닌데 일이 됐을 때 어려운 거라고 생각해요. 사진처럼 쉬운 건 없어요. 찍고 싶은거 찍으면 됩니다. 다만, ’초심’ 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Q. 스튜디오BONE에 소속되어있는 것으로 아는데, 스튜디오BONE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jdz : 몇 몇 사진 작가들이 모여 셰어하는 스튜디오예요. 멤버들이 같이 지내는 곳이죠.

“일과 개인작업을 굳이 나누진 않아요.”
Q. 상업사진 외 개인 작업도 많이 하시나요? 어떤 작업을 전개하고 계신가요?

jdz : 저는 상업적인 일도 개인작업처럼 하려고 해서, 굳이 나누려고 하진 않아요. 상업사진은 상업사진이고, 개인작업은 개인작업이고. 저에겐 그것이 중요치 않죠. 전부 제 색깔로 녹이려고 하기 때문에 따로 나누진 않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제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전개하고 싶어요. 우리가 만드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같았으면 좋겠어요.

Q. 어디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얻나요?

jdz : 일상에서 가장 많이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집이 될 수도 있고, 턱스가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고. 제가 생활하는 전체에 영향을 받습니다.

Q. 주로 어떤 카메라를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jdz : 라이카 D-LUX 6, 라이카 D-LUX 7, 리코 GR1s, Contax TLA 200

Q. 현재, 어떤 카메라와 어떤 필름으로 누구를 찍고 싶나요?

jdz : 꼭 찍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특정적으로 찍어보고싶단 생각은 안해봤어요.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예상한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대상을 미리 정해놓진 않아요. 정해놓으면 실망할 것 같거든요. 너무 기대를 해서. 그래서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촬영장을 갈 때가 많아요. 그 사람을 모르는게 좋아요. 순수한 피사체로만 봅니다. 알면 알수록 이 사람의 선입견이 있으니까요. 그게 결과물에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힘을 빼세요.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Q.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jdz : 굳이 찍을 것을 찾지 마세요. 좋다고 느끼는 장면을 찍으면 되지, 굳이 무언가를 찍으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재밌는 상황이 있으면 자동으로 찍게 되어있죠. 결국 몸이 반응해요.
예를 들면,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맛있어보여요. 자동으로 카메라를 꺼내게되죠. 그런 일상에서 찍고싶을 정도로 즐겁거나 재밌는 것을 촬영하세요.
덧붙여 저는 촬영장에 가면 처음에 어디서 찍을까?를 정해놓지 않아요. 그냥, 눈으로 봤을 때 느낌 있는 곳으로 가서 좋은 장면을 남기려고 합니다. 편견을 갖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Q. 현재 진행 중이거나 새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요?

jdz : 딱히 계획은 없어요. 기회가 오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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